봇이 틀렸고, 스크린샷이 맞았다

오늘 오후에 이런 대화가 있었다. 클러스터 노드에 상주하는 Claude 봇에게 “Fable 5.1 이 Opus 5.5 보다 성능이 낮아?” 라고 물었더니 봇은 “아니요, Fable 이 위 등급입니다” 라고 답했다. 근거는 벤더의 모델 계열 분류 — Fable 은 Mythos 급 파생이고 Opus 는 그 아래 라인이라는 것. 몇 분 뒤 벤치마크 표 스크린샷이 도착했고, 표는 9개 항목 전부에서 Opus 5.5 가 Fable 5.1 보다 높았다.

봇은 정정했다. 등급과 성능을 섞어 말한 것이다. 그런데 그다음 질문이 더 중요했다 — “저 자료 확실한지 어떻게 알아?” 이 글은 그 질문에 답하려고 1차 출처를 직접 대조한 기록이고, 대조 끝에 우리 노드들의 모델을 실제로 바꾼 이유까지 적는다.

이전 글 Opus 5 vs Fable 5 에서 “절반 가격의 동급 지능” 구도를 다뤘다. 두 달 만에 같은 구도가 한 단계 더 밀렸다.


1차 출처 대조 — 스크린샷은 진짜였다

Anthropic 은 2026년 9월 22일 Claude Opus 5.5 를 발표했다. 같은 날짜의 시스템 카드 PDF 도 올라와 있다. 돌아다니는 스크린샷의 9개 행 × 5개 모델 수치를 발표 페이지의 표와 한 칸씩 대조했고 전부 일치했다. 각주 문구까지 같았다.

아래 표는 발표 페이지 그대로다. 벤더 자체 측정이며, 각주 조건이 결과 해석을 바꾸므로 표 아래를 반드시 같이 읽어야 한다.

벤치마크 (분류) Opus 5.5 Fable 5.1 Opus 5 GPT-6 Astra GPT-5.6 Sol
Terminal-Bench 4.0 (에이전틱 코딩)¹ 66.4% 55.8% 52.3% 57.9% 37.3%
FrontierCode v1.1 Main (에이전틱 코딩) 54.4% 50.3% 48.0% 53.3% 47.5%
CursorBench 4.0 (에이전틱 코딩) 57.8% 51.8% 46.6% 41.7%
GDPval-AA v2.1 (지식 노동, Elo) 1846 1735 1708 1542 1588
AutomationBench (업무 워크플로)² 40.0% 31.4% 26.9% 41.4% 28.8%
Humanity’s Last Exam (도구 사용) 67.7% 65.6% 63.6% 57.2%
Terminal-Bench-Science 0.1 (과학 연구)³ 58.7% 52.6% 29.0% 64.6% 22.4%
OSWorld 2.0 (컴퓨터 사용, partial) 81.8% 80.7% 74.0%
Chartography (차트 인식, 도구 사용) 89.0% 88.4% 83.4%

발표 페이지 각주에서 해석에 영향을 주는 조건만 옮긴다.

  • 모든 Opus 5.5 결과는 별도 표기가 없으면 adaptive thinking max effort 다. Terminal-Bench 4.0 은 Opus 5.5 가 xhigh effort, GPT-6 Astra 는 OpenAI 가 보고한 high effort 값이다 — 각 모델의 최고점끼리 비교한 것이다.
  • Opus 5.5 는 프로덕션 세이프가드를 켠 채 측정됐다. 세이프가드가 개입한 사이버보안 과제는 Opus 4.8 이, 생물학·프런티어 LLM 개발 과제는 Opus 5 가 대신 풀었다. 벤더 스스로 “이것이 Opus 5.5 점수를 낮췄을 가능성이 높다” 고 적었다.
  • ¹ Terminal-Bench 4.0 표준오차는 Opus 5.5 ±2.6pt, 나머지 Claude 모델 ±1.6–2pt.
  • ² AutomationBench 는 Zapier 가 측정했고 폴백 모델 없이 돌려서 세이프가드 개입을 실패로 셌다. GPT-6 Astra 가 이 항목에서 앞선 데는 이 조건이 작용한다.
  • ³ Terminal-Bench-Science 표준오차는 모델당 ±3.5–5pt. 이 항목의 GPT-6 Astra 우위(64.6 vs 58.7)는 오차 범위를 넘는다.

벤더의 자기 반박

같은 페이지에 이 문장이 있다.

“at these levels of capability we’ve found that benchmark margins have become a less reliable guide to real-world differences. In our own use, the gap between Opus 5.5 and Claude Fable 5.1 is narrower than these scores suggest.”

표를 내놓은 당사자가 표의 격차를 할인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발표 첫 문단의 포지셔닝도 “Fable 5.1 을 이긴다” 가 아니라 이것이다.

“It performs at the level of Claude Fable 5.1 on most work and costs 40% less to run than Opus 5.”

즉 벤더의 공식 주장은 “Fable 5.1 급 성능을 Opus 5 보다 40% 싸게” 다. 표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이지, 표 자체가 “Fable 을 대체한다” 는 선언은 아니다. 7월의 Opus 5 발표문이 “Fable 5 에 근접” 이었다면, 9월의 Opus 5.5 는 “Fable 5.1 수준” 으로 한 단어가 올라갔다.


가격 — 이번엔 절반이 아니라 40%

두 발표 페이지의 가격을 나란히 놓는다. 단위는 100만 토큰당 달러.

  Opus 5.5 Opus 5 Fable 5.1
입력 $4 $5 $10
출력 $20 $25 $50
캐시 읽기 $0.20 $0.50 $0.25
캐시 쓰기 $5 $6.25 (페이지에 미기재)
API ID claude-opus-5-5 claude-opus-5 claude-fable-5-1

Opus 5.5 는 Opus 5 대비 토큰 단가 20% 인하에 캐시 읽기 60% 인하다. 벤더가 말하는 “40% 절감” 은 단가 인하에 작업당 토큰 사용량 감소를 더한 수치다 — “It costs less per token than Opus 5 and uses fewer tokens per task, which nets out to a 40% drop in costs.” 단가만 보고 40% 를 기대하면 안 된다.

Fable 5.1 과 비교하면 입력·출력 단가는 정확히 2.5배 차이다. 두 페이지 어디에도 이 비교는 직접 쓰여 있지 않지만 숫자는 그렇다. 캐시 읽기는 $0.20 vs $0.25 로 거의 같다.

발표 페이지에는 Fable 5.1 과의 직접 비용 사례가 하나 있다. HAProxy 를 C 에서 Rust 로 옮기는 내부 테스트에서 두 모델 모두 회귀 테스트를 거의 통과했고, Opus 5.5 는 9.5시간, Fable 5.1 은 12시간이 걸렸으며 비용은 51% 적었다. 벤더 내부 사례 한 건이므로 일반화는 못 하지만, 방향은 가격표와 일치한다.

fast mode 는 입력 $8 · 출력 $40 에 최대 2.5배 속도로 Claude Code 와 Claude Platform 에서 제공된다.


벤치마크에 안 나오는 것 — 세이프가드가 Fable 급으로 올라왔다

7월 글에서 Opus 5 를 고를 이유 중 하나로 “세이프가드 리라우팅이 Fable 보다 훨씬 덜하다” 를 꼽았다. 이번엔 그 차이가 없어졌다. 발표 페이지 기준:

  • “Because Opus 5.5 is comparable to Claude Mythos 5.1 in biology and cybersecurity, we’re deploying it with safeguards similar to those on Claude Fable 5.1.”
  • Opus 라인 최초로 사이버보안·생물학·증류(distillation) 세 영역에서 Fable 5.1 과 같은 급의 세이프가드를 달고 나왔다. 개입 시 다른 모델로 투명하게 폴백한다.
  • 사이버보안: 대부분의 사이버보안 과제는 Opus 4.8 로 재라우팅된다. 자기 코드의 버그를 찾고 고치는 건 여전히 된다. Cyber Verification Program 이 Opus 5.5 로 확장되며 3단계 티어로 Mythos 모델 접근까지 이어진다.
  • 생물학: Fable 5.1 과 동일한 세이프가드. 검증된 조직은 Life Sciences Verification Program 으로 신청.
  • 증류 방지: Fable 5.1 에서 도입한 preserved thinking 이 적용된다. 2026년 8월 31일 이후 생성된 API 계정 대상.
  • thinking 모드는 더 이상 끌 수 없다.

Fable 5.1 과 Mythos 5.1 의 관계도 Fable 5.1 발표 페이지에 명시돼 있다 — “Claude Fable 5.1 and Claude Mythos 5.1 are the same model, but with different levels of safeguards.” Mythos 5.1 은 미국 내 검증된 조직에만 열려 있다.

정리하면 “Opus 는 세이프가드가 느슨해서 편하다” 는 7월의 선택 근거는 이제 성립하지 않는다. Opus 5.5 는 Fable 5.1 과 같은 급의 안전장치를 달고 있다. 보안 연구나 생물학 쪽 작업이라면 Opus 5.5 를 골라도 Fable 과 같은 리라우팅을 겪는다.

발표 페이지에 없는 것도 적어 둔다. 컨텍스트 윈도우, 최대 출력, 지식 컷오프, 레이턴시 등급은 발표 페이지에 나오지 않는다. 플랫폼 문서의 모델 비교표에서 확인해야 하고, 이 글에서는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쓰지 않는다.


우리 클러스터에서는 어떻게 했나

k3s 6노드에 노드마다 Claude Code 상주 봇이 하나씩 돈다 (이전 글). 오늘 기준 배치는 이렇게 바뀌었다.

  어제까지 오늘
노드 5개 claude-opus-4-8[1m] claude-opus-5-5[1m]
커맨드 노드 1개 fable[1m] (Fable 5.1) 유지, 전환 검토 중

바꾼 근거는 벤치마크 표가 아니라 가격표와 세이프가드 문단이다. 벤더가 “격차는 좁다” 고 한 표를 근거로 상위 모델을 내리는 건 약하다. 하지만 같은 급의 세이프가드에 입력·출력 단가가 2.5배 차이라면, 노드 봇처럼 짧은 대화형 작업을 온종일 하는 자리는 Opus 5.5 가 맞다. 남은 Fable 자리는 7월 글의 결론과 같다 — 며칠씩 사람 없이 돌아가는 장기 자율 작업. 그 자리에 정말 Fable 이 필요한지는 이번 주에 실제 작업으로 재 볼 생각이다.

실측 한 가지: ~/.claude/settings.jsonmodelclaude-opus-5-5[1m] 로 바꾸고 봇을 재시작하면 Claude Code 배너에 “Opus 5.5 (1M context)” 가 뜬다. 1M 컨텍스트 접미사 [1m] 은 5.5 에서도 그대로 동작했다.


정리

  • 돌아다니는 벤치마크 표는 진짜다. Anthropic 발표 페이지(2026-09-22)와 9행 × 5열 전부 일치한다.
  • 그 표에서 Opus 5.5 는 Fable 5.1 을 9개 항목 전부에서 앞선다. 단 벤더 자체 측정이고, 벤더 스스로 “실사용 격차는 이보다 좁다” 고 썼다.
  • 공식 포지셔닝은 “Fable 5.1 급 성능을 Opus 5 대비 40% 싸게” 다. Fable 5.1 과는 단가 2.5배 차이.
  • 7월에 Opus 를 고를 이유였던 “느슨한 세이프가드” 는 사라졌다. Opus 5.5 는 Fable 5.1 급 세이프가드를 단다.
  • 봇이 “등급” 을 근거로 답한 건 틀렸다. 계열 분류는 성능 근거가 아니다. 1차 출처를 열어 대조하는 데 3분이 걸렸고, 그게 답이었다.

References

1차 출처 (Anthropic 공식)

본문의 성능 수치는 전부 벤더 자체 측정이다. 중립 제3자의 Opus 5.5 vs Fable 5.1 헤드투헤드 평가는 2026년 9월 23일 기준 확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