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으로만 붙어 있는 K3s 노드 하나가 계속 말썽이었다. 신호는 -72 dBm, 링크 속도는 8.6 Mbps — 802.11ax 동글인데 최하위 변조(MCS 0)로 기어가고 있었다. 컨테이너 이미지 169 MB 를 받는 데 4분 5초가 걸렸고, 같은 대역의 이웃 노드로 가는 RTT 는 평균 1초를 넘나들었다.

해결책은 부품 교체도, 공유기 이사도 아니었다. 몇천 원짜리 USB 연장선으로 동글을 본체에서 떼어놓는 것. 결과부터:

항목 연장선 전 연장선 후
수신 신호 -72 dBm -61 dBm (+11 dB)
수신 링크 속도 8.6 Mbps (MCS 0) 68.8 Mbps (MCS 5)
송신 링크 속도 8.6 Mbps (MCS 0) 129.0 Mbps (MCS 10)
게이트웨이 RTT 평균 26 ms 9.9 ms
패킷 손실 0% 0%

측정은 전부 같은 노드, 같은 동글, 같은 AP, 같은 자리에서 했다. 달라진 건 동글이 본체 USB 포트에 직결이냐, 연장선 끝에 매달려 있느냐뿐이다. (수치는 iw dev <if> linkping 실측이며, 링크 속도는 순간 협상값이라 시점에 따라 변동한다.)

11 dB 는 어느 정도인가 — dB 는 로그 스케일이라 10 dB 가 전력 10배다. 즉 수신기 입장에서는 신호가 열 배 이상 강해진 것과 같고, 그 여유가 변조 단계(MCS)를 0에서 5~10까지 끌어올렸다.


왜 이렇게까지 좋아지나 — 범인은 대개 본체 그 자체다

동글을 본체에 직결하면 안테나가 세 가지 악조건을 동시에 떠안는다.

1. USB 3.0 포트는 2.4 GHz 방해 전파원이다

이건 추측이 아니라 Intel 이 2012년에 백서로 공식화한 내용이다. USB 3.0 Radio Frequency Interference Impact on 2.4 GHz Wireless Devices (Intel 문서 327216-001, USB-IF 호스팅) 의 요지:

  • USB 3.0 (5 Gbps) 신호가 만드는 노이즈는 광대역이라 2.4–2.5 GHz 대역 안에 그대로 걸쳐 있어 필터로 제거할 수 없다
  • Intel 의 실측에서 USB 3.0 외장 HDD 를 연결하자 2.4 GHz 대역 노이즈 플로어가 약 20 dB 상승했다
  • 권고 자체가 이렇다: “무선 안테나는 USB 3.0 커넥터·장치에서 가능한 한 멀리 배치하라”

USB 연장선은 정확히 이 권고를 실행하는 장치다. 노이즈가 가장 짙은 곳 — 포트 바로 옆 — 에서 안테나를 몇십 cm 밖으로 꺼낸다.

2. 금속 섀시가 전파를 가린다

서버·데스크톱 뒷면 USB 포트에 꽂힌 동글은 금속 케이스가 한쪽 반구를 통째로 가린 상태다. AP 방향이 하필 케이스 뒤편이면 신호는 회절로만 도달한다. 연장선으로 빼면 안테나를 케이스 그림자 밖, AP 가 보이는 위치에 놓을 수 있다.

3. 바닥·책상 높이의 근접 장애물

본체는 대개 바닥이나 랙 아래쪽에 있다. 전파 경로의 첫 1 m 에 책상 다리, 케이블 뭉치, 본체 옆 벽이 걸린다. 연장선은 안테나를 장애물 위로 올릴 자유를 준다. 이번 사례에서도 동글을 본체 위쪽 개방된 위치로 올렸다.

세 요인 중 무엇이 몇 dB 씩 기여했는지는 이 측정만으로 분리할 수 없다 — 그건 정직하게 말해두자. 확실한 것은 세 요인 모두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전부 “동글을 본체에서 떼어놓기” 하나로 동시에 완화된다는 점이다.


링크 속도 15배가 곧 체감 15배는 아니다

수치를 하나 더 보자. 개선 후 이웃 노드에서 20 MB 를 SSH 로 복사하니 8.7초, 약 18.5 Mbps 가 나왔다. 링크 속도(68.8 Mbps)보다 한참 낮다. 이유는 두 가지다.

  1. 양쪽 다 무선이었다. 보내는 노드도 무선이라 경로에 무선 홉이 두 개다. 같은 2.4 GHz 대역이면 에어타임을 나눠 쓴다.
  2. 링크 속도는 PHY 협상값이다. 재전송, 프레임 간격, 프로토콜 오버헤드를 빼면 실효 처리량은 원래 그 아래다.

그래도 실효 기준으로도 개선 전(8.6 Mbps 링크에서 실효 수 Mbps)의 몇 배다. 4분짜리 이미지 풀이 수십 초대로 내려온다.


정리 — 무선 노드 튜닝의 가성비 순서

이번 건까지 포함해 홈랩 무선 노드에서 효과를 실측으로 확인한 순서다.

  1. USB 동글이면 연장선부터 (이 글, +11 dB) — 비용 몇천 원
  2. AP 와의 거리·장애물 정리 — 비용 0원
  3. 그 다음이 비로소 장비 교체(5 GHz 지원 동글, 유선 배선)다

역순으로 하면 돈은 돈대로 쓰고 원인은 남는다. 안테나가 노이즈 덩어리 옆 금속 상자에 붙어 있는 한, 어떤 동글을 사도 같은 벽에 부딪힌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