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 2025년 가을(F25) 배치에 Aside라는 회사가 있다. 한 줄로 줄이면 “AI 에이전트를 위해 다시 만든 브라우저” 다.

이 회사가 흥미로운 이유는 제품 자체보다 주장하는 방식 에 있다. 벤치마크 1위를 내걸었고, 인터넷이 “trust me bro 아니냐”고 되받자, 실행 데이터를 통째로 깃허브에 올리고 하네스 설계를 공개했다. 그래서 이 글은 두 부분이다. 앞쪽은 이 회사가 무엇을 만들었는가, 뒤쪽은 그 숫자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다. 두 번째가 더 길다.


1. 사실관계부터

YC 공식 회사 페이지 기준이다.

항목
배치 Fall 2025 (F25)
설립 2024년
팀 규모 5명
위치 샌프란시스코
담당 파트너 Andrew Miklas
창업자 Jun Kim (CEO), Chanhee Lee, Sanghun Lee

창업자 세 명은 한국계다. YC 프로필에 따르면 Jun Kim 과 Chanhee Lee 는 Airbridge.io 의 창립 엔지니어였다. 프로필에 적힌 “$30M ARR” 는 창업자 본인이 자기 소개란에 쓴 수치 이고 별도로 검증된 재무 공시가 아니다 — 그대로 인용하되 등급은 낮춰 읽는 게 맞다.

투자 금액은 여러 데이터 애그리게이터가 서로 다른 숫자를 내놓는다(어떤 곳은 총 $500K, 어떤 곳은 $625K). 1차 출처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글에서는 금액을 단정하지 않는다.


2. 여섯 번 떨어지고 다섯 번 피벗했다 — 그 흔적이 YC 사이트에 그대로 남아 있다

회사 공식 링크드인 계정에 창업자들이 직접 쓴 문장이 있다.

“We got rejected by YC 6 times. Pivoted 5 times. At one point, we had $300 left in our account.”

이건 자기 서술이라 검증할 방법이 없다. 그런데 피벗했다는 사실 자체는 1차 출처 두 개를 나란히 놓으면 그냥 보인다.

  • YC Launch 페이지 (링크) 는 아직도 이렇게 시작한다: “Aside listens to your sales calls and surfaces answers from your docs, Slack, and past calls” — 세일즈 콜 실시간 답변 도구다.
  • YC 회사 페이지 (링크) 의 현재 한 줄 소개는 이것이다: “The browser built to do real work for you.”

같은 회사, 같은 사이트, 전혀 다른 제품. B2B 세일즈 코칭 SaaS 로 런치했다가 AI 브라우저로 갈아탄 것이다. 스타트업 피벗을 이렇게 문서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서, 그 자체로 기록해 둘 만하다.


3. 제품: “통합(integration)을 하지 않는다”가 설계 결정이다

지금 나와 있는 AI 에이전트 대부분은 API 통합 위에 서 있다. Gmail 커넥터, Slack 커넥터, Notion 커넥터를 하나씩 붙이고, 붙인 만큼만 할 수 있다.

Aside 의 공식 설명은 정반대다.

“Unlike agents that depend on integrations, Aside uses the web the way you do.” — aside.com

사람이 쓰는 그 웹사이트를, 사람이 로그인한 그 세션으로 조작한다. 통합이 없으니 커버리지 문제도 없다는 논리다. 대신 통합이 없으면 따라오는 문제 세 가지를 제품 기능으로 정면 대응한다.

① 로그인 — 비밀번호를 모델에 보여주지 않는다. 에이전트가 로그인 화면에서 멈추는 게 이 방식의 최대 난점이다. Aside 는 자체 패스워드 매니저를 붙이고, 자격증명을 모델의 컨텍스트가 아니라 페이지에 직접 autofill 한다. 공식 문구로는 “Credentials are autofilled into websites, not exposed to the agent” 이고, Secure Enclave 기반 암호화와 접근 감사 로그를 함께 내세운다.

② 위험한 행동 — 사람 승인 게이트. 결제, 게시물 작성, 메시지 발송 같은 건 항상 사용자 확인을 기다린다고 명시한다. 에이전트가 실제 계정을 쥐고 움직이는 이상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 설계다.

③ 컨텍스트 —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로컬 메모리로. “이 일은 어느 사이트에서 하는지”를 매번 설명하지 않게, 히스토리를 로컬 임베딩 모델로 자기조직화 메모리로 만든다고 한다. 데이터는 기기에 남고 LLM 제공자에게 공유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여기에 “자기 ChatGPT / Claude 구독이나 API 키를 가져다 쓸 수 있다(BYO subscription)”가 붙는다. 현재 macOS 용으로 배포된다.


4. 기술적으로 진짜 재미있는 부분: “우리 에이전트는 코딩 에이전트다”

창업자가 쓴 기술 포스트 How we built the SOTA browser agent 가 이 회사에서 가장 읽을 값어치 있는 문서다. 핵심 주장 네 개를 요약한다.

① 모델의 학습 분포를 거스르지 말 것

“what data have LLMs seen the most? Code.”

그래서 Aside 의 핵심 도구는 단 두 개다 — JS REPL 과 bash. 브라우저 전용 툴셋(클릭·타이핑 같은 액션 API)을 정의하는 대신, 에이전트가 Playwright 문법의 JS 코드를 직접 써서 브라우저를 몬다. 폼을 채우고, 유튜브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뜯고, 막히면 네트워크 요청을 캡처해 사이트 내부 API 를 역이용하는 동작이 여기서 나온다고 설명한다. 브라우저 제어 문제를 코드 생성 문제로 환원 한 셈이다.

Playwright 를 고른 이유도 같다. LLM 이 가장 많이 본 브라우저 자동화 API 라서다. 재미있는 디테일 하나 — 시스템 프롬프트에서 Playwright 사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Playwright MCP 가 그 설명에 13K 토큰을 쓰는 동안, Aside 는 “Playwright is available” 한 줄만 쓴다고 주장한다.

② 지시를 줄이면 똑똑해진다

환각과 멍청한 행동의 원인을 두 가지로 지목한다 — 현재 상태 서술이 부실하거나, 지시가 서로 충돌하거나. 그래서 툴 정의 포함 시스템 프롬프트를 10K 토큰으로 유지한다고 한다(비교 대상으로 Claude Code 20K 를 든다).

여기 인상적인 원칙이 하나 더 있다. “프롬프트를 AI 에게 쓰게 하지 않는다.” 벤치마크에 대고 자동 리서치를 돌리면 “When X, do Y”, “Never do A, B, C” 같은 벤치맥싱 규칙이 쏟아지는데, 그게 슬롭 위에 슬롭을 쌓는 짓이라는 것이다.

③ 컨텍스트 윈도우를 지킨다

DOM 을 통째로 캡처하면 90% 가 divstyle 이다. 그래서 원시 DOM 이나 CDP 대신 커스텀 접근성(a11y) 트리 를 쓴다. 최근 유행하는 CDP 직결 방식에 대해서는 “LLM 은 CDP 로 학습되지 않았고, 그건 저수준 디버거 프로토콜이며, 토큰만 먹는다”고 대놓고 반대한다. 추상화 층을 엔지니어 편의가 아니라 모델이 이미 아는 쪽으로 고르라는 이야기다.

④ 결국 Playwright 도 무거워서 다시 만들었다

Playwright 는 E2E 테스트용이라 에이전트에겐 과하다는 판단으로 Asidewright 를 만들었다. 인터페이스는 Playwright 와 100% 동일하게 두고(모델에게 익숙해야 하니까), 내부는 CDP 메서드를 얇게 감싼 구현으로 바꿨다.

기반은 pi-mono/core 를 골랐고, compaction·skills·hooks·sandbox·REPL·bash·브라우저 자동화는 직접 만들었다고 밝힌다. Codex, Claude Code, OpenCode 등 오픈소스에서 빌려온 것도 있다고 명시한다.


5. 그래서 그 벤치마크 숫자,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여기가 이 글의 본론이다.

숫자 자체

Aside 는 세 개 벤치마크에서 1위를 주장한다. 모든 실행 데이터는 at-inc/aside-benchmarks 리포지터리에 MIT 라이선스로 공개돼 있다.

벤치마크 구성 Aside 결과
Online-Mind2Web 136개 라이브 사이트, 300개 태스크 297/300 = 99.0% (불가능 태스크 1건 제외 시 99.3%)
Odysseys 실제 브라우징 세션 기반 롱호라이즌 200 태스크 완벽 수행 151/200 = 75.5%, 루브릭 항목 1,050/1,182 = 88.8%
BU Bench V1 하드 태스크 100개 (WebBench·GAIA·BrowseComp 등) 93/100 = 93.0%

리포의 서술 품질은 솔직히 좋은 편이다. 실패한 3건을 이름까지 적어 뒀다(“재고가 없어 구매 불가한 Mac Studio”, “Dillard’s 가 해당 e기프트카드 디자인을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음” 등), 난이도별로 쪼개 놨고(easy 100% / medium 99.3% / hard 97.4%), 실행 설정(모델·thinking·동시성·타임아웃)도 표로 남겼다.

그런데 누가 채점했나

같은 리포의 Configuration 표에 답이 있다.

  • Online-Mind2Web 실행 — 채점자(Grader): gpt-5.4 자동 LLM 채점
  • Odysseys 실행 — 채점자: gemini-3.1-flash-lite

Aside 가 자기 하네스로 돌리고, 자기가 고른 LLM 채점자로 채점하고, 자기 리포에 올린 결과 다. 데이터를 공개했다는 점은 분명한 미덕이지만, 공개는 검증이 아니다.

그리고 이게 중요한데 — Online-Mind2Web 에는 별도의 공식 리더보드와 제출·검수 절차가 실제로 존재한다. 벤치마크를 만든 오하이오 주립대 OSU-NLP-Group 은 허깅페이스 리더보드를 운영하고, v2 제출 스키마(태스크별 result.json + 단계별 스크린샷 궤적)를 요구하며, 자동 평가와 사람 평가 두 경로를 두고 있다. Aside 가 이 절차를 거쳐 리더보드에 올랐는지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텍스트로 확인하지 못했다. 확인 못 한 것은 확인 못 했다고 적는 게 맞다.

원 논문 제목이 이미 경고다

Online-Mind2Web 을 만든 논문의 제목은 “An Illusion of Progress? Assessing the Current State of Web Agents” (Xue et al., COLM 2025) 다. 이 벤치마크는 기존 웹 에이전트 벤치마크들이 성능을 과대평가한다 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그 벤치마크에서 99% 가 나왔다면, 축하할 일이기 이전에 한 번 더 의심해 볼 일 이라는 뜻이다.

라이브 웹이라는 재현성 구멍

이건 Aside 리포가 스스로 적어 놨다.

“The benchmark tasks were executed against live websites, so outcomes can change as websites update their content, flows, inventory, authentication, or anti-automation behavior.”

실제로 벤치마크 관리자 쪽도 사이트가 바뀌면 태스크를 계속 교체한다(2025년 11월에만 CAPTCHA 등의 이유로 36개 교체). 결국 다른 날 다른 사람이 돌린 점수는 엄밀히는 같은 시험이 아니다. 이런 벤치마크에서 소수점 몇 %p 차이로 순위를 다투는 건 원래 조심스러워야 한다.

비교 대상 숫자는 등급이 또 하나 낮다

Aside 는 경쟁 제품 점수도 같이 제시한다 — Opus 4.8 + Claude Code (Playwright MCP) 84.0%, ChatGPT Atlas 70.0%, Fable 5 조합 80% 등. 그런데 블로그 본문에 “in our run” 이라고 명시돼 있다. 즉 경쟁사가 발표한 수치가 아니라 Aside 가 대신 돌려 본 수치 다. 상대의 하네스 설정·프롬프트·재시도 정책을 최적으로 맞춰 줬는지 외부에서는 알 수 없다. 창업자 본인도 포스트 안에서 이 지적을 예상하고 “sorry for the ragebait” 라고 받는다 — 자기가 비교하는 건 모델이 아니라 하네스 라는 해명이다. 타당한 해명이지만, 그렇다고 그 숫자가 중립 비교가 되지는 않는다.

정리하면

등급 내용
① 1차·공식 (사실로 인용 가능) YC 배치·팀 규모·창업자, 제품 설계 방침, 하네스 아키텍처, 벤치마크 원 논문과 공식 리더보드의 존재
② 벤더 1차 (라벨 필요) 99.0% / 93.0% / 75.5% — 자체 실행·자체 LLM 채점, 단 실행 데이터는 공개됨
③ 중립 제3자 부재. 제3자 하네스로 재현되었거나 감사된 헤드투헤드 비교는 확인되지 않음

면책: 따라서 “Aside 가 OpenAI·Anthropic 보다 낫다”는 문장은 이 글이 지지하지 않는다. 지지할 근거가 아직 없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자사 실행 기준으로 그런 수치를 보고했고, 원본 실행 데이터를 공개했다” 까지다.


6. 숫자를 빼고도 남는 것

벤치마크 논쟁을 다 걷어내도, 엔지니어 입장에서 가져갈 게 세 개는 남는다.

  1. 추상화는 모델이 아는 쪽으로 고른다. CDP 대 Playwright 논쟁의 핵심은 “어느 API 가 우수한가”가 아니라 “어느 API 를 모델이 이미 많이 봤는가” 다. 사람이 짜는 코드였다면 정반대 결론이 났을 문제다.
  2. 컨텍스트는 예산이다. 프롬프트 10K 대 20K, DOM 대신 a11y 트리, 툴 출력의 신호 대 잡음비 — 전부 같은 이야기다. 토큰을 쓰는 게 아니라 아끼는 쪽 에서 성능이 나온다는 주장.
  3. 에이전트에 자격증명을 주는 문제는 결국 설계로 푼다. 모델에게 비밀번호를 안 보여주고 페이지에만 채워 넣기, 위험한 행동 앞 승인 게이트, 접근 감사 로그 — 이건 브라우저 에이전트를 만들 사람이면 누구나 어차피 다시 마주칠 문제다.

세 번째는 특히 남 이야기가 아니다. 로그인된 세션을 그대로 쓰는 에이전트는 가장 유용한 지점과 가장 위험한 지점이 정확히 같다. 승인 게이트가 어디에 걸려 있는지가 그래서 스펙시트의 마지막 줄이 아니라 첫 줄이어야 한다.


References

1차·공식

벤더 1차 (자체 실행·자체 채점)

자기 서술 (검증 불가, 인용 시 등급 하향)

  • Aside 공식 링크드인 계정의 창업자 게시물 (YC 6회 탈락·5회 피벗, Airbridge $30M ARR)

중립 제3자에 의한 재현·감사 결과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