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8월 10–11일) 여러 매체가 같은 이야기를 실었다. 5대 은행에서 3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3년짜리보다 높다는 것. 중앙일보 집계로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3개월 만기 최고 연 2.85%인데 3년 만기는 연 2.40%다.1 아시아경제가 은행연합회 공시로 집계한 5대 은행 최고금리도 3개월 2.80–2.90%, 6개월 3.00–3.10%인 반면 24개월 2.40–2.75%, 36개월 2.40–2.70%였다.2

기사들이 공통으로 붙인 해설은 두 갈래다. (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이 장기 자금을 조달할 이유가 없어졌다. (나) 채권시장 장단기 금리 흐름이 반영된 결과다.

이 중 (나)를 그대로 믿어도 되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한국은행 ECOS 원자료를 직접 받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놓고 하브루타 방식으로 반대편을 세워 3라운드 토론했다.


방법 —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지 않았나

하브루타는 짝을 지어 한쪽이 주장하고 다른 쪽이 반드시 반박하는 학습법이다. 여기서는 필자가 주장자(Claimant), 별도로 띄운 Codex CLI(codex-cli 0.146.0)가 반론자(Challenger)를 맡았다. 라운드는 3회로 미리 제한했고, 양쪽 모두 같은 동결 자료집만 근거로 쓰도록 했다.

솔직히 밝혀둘 것: 이건 실험이 아니라 구조화된 검토다. 반론자가 LLM이라는 사실이 반론의 타당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아래에서 살아남은 명제는 반론자가 동의해서가 아니라 ECOS 원자료로 재현되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반대로 반론자가 지적해서 필자가 철회한 것들도 그대로 적었다.


1. 공유 자료 등록부

출처 등급을 섞지 않기 위해 셋으로 나눈다.

① 1차·공식 — 한국은행 ECOS Open API 실측

  • 기준금리(722Y001): 2025-08 – 2026-06 연 2.50% → 2026-07 연 2.75%. 인하가 아니라 인상이다.
  • 시장금리 커브(817Y002, 일별), 2026-08-10:

    CD(91일) 국고채 1년 2년 3년 5년 10년
    2.93 3.384 3.601 3.778 3.994 4.239
  • 1년 전(2025-08-11): CD 2.50, 국고채 1년 2.266, 3년 2.42, 10년 2.781
  • 예금은행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121Y002, 신규취급액 기준, 월별, %)

    만기 26.01 26.02 26.03 26.04 26.05 26.06
    6개월 미만 2.70 2.70 2.67 2.72 2.74 2.85
    6개월–1년 2.83 2.87 2.84 2.87 2.88 3.08
    1년 2.84 2.89 2.93 3.04 3.06 3.26
    1–2년 2.85 2.90 2.95 3.06 3.10 3.31
    2–3년 2.85 3.12 3.12 3.32 3.40 3.49
    3–4년 2.82 3.15 2.93 2.98 3.04 3.12
    5년 이상 2.88 2.87 2.76 3.03 2.82 3.14

② 2차 — 은행연합회 공시를 인용한 언론 보도

원공시를 직접 조회하려 했으나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이 리다이렉트로 막혀 실패했다. 따라서 아래 수치는 “보도가 인용한 공시”이지 필자가 확인한 1차 데이터가 아니다.123

③ 미확보 — 글에서 수치로 쓰지 않은 것

은행채 만기별 금리, 은행별 예대율·LCR·COFIX 구성, 만기별 예금 신규취급액과 계약 수, 우대금리 실제 적용률, 세후 수익.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와 금감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는 각각 프레임셋·인증키 문제로 접근하지 못했다.


2. 라운드 1 — 첫 주장과 그 붕괴

필자의 최초 주장은 넷이었다. 요지는 “예금 역전은 시장 신호가 아니라 은행 조달 행태의 결과이고, 장기 예금은 실질 손해이므로 단기나 채권으로 가야 한다”였다.

반론자는 네 개 중 셋을 무너뜨렸다.

(1) “시장의 금리 하락 기대가 아니다”는 과했다. 장기금리에는 기대 단기금리뿐 아니라 기간 프리미엄·물가·국채 수급이 섞인다. 국고채가 우상향이라는 사실은 “시장이 광범위한 금리 하락만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해석의 반증은 되지만, “어떠한 하락 기대도 없다”의 증명은 아니다. 철회.

(2) 인과가 시간 순서에 어긋난다. 중앙일보는 이번 역전의 시작을 2023년 1월로 본다. 가계대출 규제 시행은 2025년 6월이다.1 규제가 기존 역전을 증폭했을 수는 있어도 최초 원인은 될 수 없다. 철회.

(3) 비교가 비대칭이다. 필자는 월간 신규계약 평균인 3–4년 예금(3.12%)을 특정일의 3년 국고채(3.703%)와 비교해 “58bp 손해”라고 했다. 만기도, 관측 주기도, 가격위험도 다르다. 국고채는 중도 매각 시 가격변동이 있고 예금은 원금이 안정적이다. “실질 손해”라는 표현 철회.

그리고 반론자가 가장 아프게 찌른 지점은 따로 있었다.

공식 실계약 자료에서는 전면 역전이 관찰되지 않는다. 2026년 6월 기준 6개월 미만 2.85% → 1년 3.26% → 1–2년 3.31% → 2–3년 3.49%로 오히려 우상향이다. 꺾이는 건 3–4년(3.12%), 5년 이상(3.14%)뿐이다.

기사의 “3개월 > 3년”과 한국은행 통계가 그리는 그림이 다르다.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불일치다.


3. 두 그림이 다른 이유

반론자와 정리한 원인은 다섯이다.

  1. 표본: ECOS는 전체 예금은행, 보도는 5대 은행
  2. 측정 대상: ECOS는 실제 계약액 가중평균, 보도는 상품별 공시 최고금리(우대 포함)
  3. 시점: ECOS 최신치는 2026년 6월, 보도는 8월 — 그 사이 7월 16일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다
  4. 만기 정의: ECOS의 “2–3년” 구간과 보도의 “24개월”이 정확히 대응하지 않는다
  5. 우대조건·온라인 전용·협상금리가 실계약 구성에 미치는 영향

판정: 5대 은행 공시 최고금리 구조에서는 역전이 명백하지만, 전체 예금시장의 실제 체결금리에서는 3년 이상 구간에 한정된 부분 역전이다. 거래량을 반영하는 ECOS 쪽 대표성이 더 높다. “3개월이 3년보다 높은 게 예금시장 전체의 현실”이라고 일반화하면 오독이다.

다만 방향은 같다. 어느 자료로 보든 곡선이 어느 지점에서 꺾인다. 다른 건 꺾이는 위치다 — 보도 기준으론 6–12개월 이후, ECOS 기준으론 3년 이후.


4. 라운드 2–3 — 살아남은 것

세 명제를 철회한 뒤 더 약하지만 방어 가능한 명제를 다시 세웠고, 그중 하나가 3라운드까지 살아남았다.

수준이 아니라 “격차”를 보라

예금 금리의 절대 수준이 아니라 같은 만기 국고채 대비 격차(스프레드)를 보면 다른 게 보인다. 반론자는 2라운드에서 “월별 국고채 자료가 없으니 반복성 검증은 불가능”이라고 했다. 그래서 ECOS 일별 원자료를 추가로 받아 월평균을 직접 집계했다(n = 해당 월 영업일 관측수).

국고채·CD 월평균(%), 필자 집계:

CD 91일 국고채 1년 국고채 3년 n
2026-01 2.705 2.581 3.044 21
2026-02 2.779 2.680 3.167 17
2026-03 2.821 2.864 3.378 21
2026-04 2.819 2.959 3.413 22
2026-05 2.821 3.103 3.682 18
2026-06 2.913 3.266 3.794 21

이제 같은 달 월평균끼리 맞춰 스프레드를 계산한다(bp, 예금 − 국고채):

1년 예금 − 국고 1년 2–3년 예금 − 국고 3년 3–4년 예금 − 국고 3년
2026-01 +26 −19 −22
2026-02 +21 −5 −2
2026-03 +7 −26 −45
2026-04 +8 −9 −43
2026-05 −4 −28 −64
2026-06 −1 −30 −67

읽히는 것이 둘이다.

첫째, 반복된다. 6개월 전부에서 1년 스프레드가 2–3년 스프레드보다 높다. 6개월 중 5개월에서 2–3년이 3–4년보다 높다(2월만 3bp 역행). 6월 한 점의 우연이 아니다.

둘째, 벌어진다. 1년 스프레드는 +26bp에서 −1bp로, 3–4년은 −22bp에서 −67bp로 갔다. 1년과 3–4년의 차이는 48 → 23 → 52 → 51 → 60 → 66bp다.

이 표가 끝나는 6월까지 기준금리는 계속 2.50%였다. 즉 7월 인상 때문에 생긴 현상이 아니다. 시장 장기금리가 먼저 오르는 동안(국고채 3년 월평균 3.044% → 3.794%) 은행이 장기 고정 조달금리를 그만큼 올리지 않은 것이다.

반론자가 여기서도 잡아낸 것

필자는 “만기가 길수록 시장금리를 덜 따라간다”고 쓰려 했다. 반론자가 숫자로 막았다. 1–6월 스프레드 변화폭은 1년 −27bp, 2–3년 −11bp, 3–4년 −45bp다. 2–3년 구간은 오히려 1년보다 국고채를 더 잘 따라갔다. 단조적 법칙이 아니다.

또 하나. 2–3년 예금을 3년 국고채와, 3–4년 예금도 같은 3년 국고채와 비교한 만기 불일치가 남는다. 다만 그 달의 국고채 커브가 우상향인 조건에서는 이 편향이 관측된 패턴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축소한다. 정확히 대응시키면 두 구간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그래서 최종 형태는 이렇게 좁아졌다.

3년 이상 구간에서 예금의 시장금리 연동이 약해지는 현상이 6개월 연속 반복 관찰된다. 모든 만기에서 연속적으로 약해진다는 강한 형태는 기각한다.


5. 은행권 설명 하나는 사실과 어긋난다

2025년 12월 기사에서 은행권 관계자는 역전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국고채 금리와 은행채 금리 등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예금 금리에도 이러한 흐름이 반영됐다”3

그 기사가 나온 2025년 12월 22일의 국고채 커브를 ECOS에서 그대로 뽑으면 이렇다.

국고채 1년 3년 10년
2.558 2.999 3.359

우상향이다. 장기가 단기보다 낮지 않았다. 2026년 8월 10일에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1년 3.384 → 10년 4.239). 지난 1년간 국고채 3년물은 +135.8bp, 10년물은 +145.8bp 오른 반면 CD 91일물은 +43bp 올랐다. 장기일수록 더 올랐다.

물론 은행채 커브는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그 부분까지 반박할 수는 없다. 또 CD(91일) 2.85%가 국고채 1년 2.558%보다 높았던 건 사실인데, 이건 만기구조 역전이 아니라 은행 신용·유동성 프리미엄이 만든 차이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니 “채권시장이 역전이라 예금도 역전”이라는 설명은, 최소한 국고채에 관한 한 성립하지 않는다. 중앙일보가 짚었듯 과거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 징후로 읽기도 했지만1 — 지금 역전된 것은 채권시장이 아니라 은행 상품표다.


6. 합의된 결론

주장자와 반론자가 모두 동의한 문장은 다섯이다.

  1. 공식 실계약 예금금리는 2–3년까지 오르고 3년 이상에서 꺾인다. 보도가 말하는 “3개월 > 3년”은 5대 은행 공시 최고금리에서는 명백하나 시장 전체의 실제 체결금리는 아니다.
  2. 예금 역전을 시장의 금리 하락 기대와 곧바로 동일시할 수 없다. 국고채 커브는 반대 방향이다.
  3. 동일 월평균 기준으로도 1년 스프레드가 2–3년보다 6개월 모두 높고, 3–4년은 5개월에서 더 낮다. 3년 이상 연동 약화는 정황을 넘어선 경험적 패턴이다.
  4. 이 격차 확대는 2026년 1–6월 시장금리 상승기에 진행됐다. 7월 기준금리 인상의 결과가 아니다.
  5. 우상향 만기구조를 전제하면 현재의 만기 불일치 편향은 이 패턴을 만드는 쪽이 아니라 축소하는 쪽이다.

7. 끝내 합의하지 못한 것

  • 국고채 1년(3.384%)과 CD 91일(2.93%)의 45bp 차이 중 기대 금리의 몫과 기간·신용·유동성 프리미엄의 몫을 가를 수 없다. 선도금리·OIS·기간 프리미엄 추정치가 모두 미확보다.
  • 장기 예금 구간(3–4년, 5년 이상)의 표본 크기를 모른다. 월별로 2.76–3.15% 사이를 오간 이 구간이 소수 계약에 흔들린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
  • 원인을 규제·조달전략 등 특정 요인으로 확정할 수 없다. 예대율·LCR·COFIX 구성, 만기별 조달액이 모두 미확보다.

8. 무엇을 보면 판정이 바뀌나

이 글의 결론을 뒤집거나 강화할 관측을 미리 적어둔다.

  • 7–8월 ECOS 121Y002가 나왔을 때 6개월 미만 실계약 금리가 2–3년·3–4년을 실제로 넘어선다면 → “전면 역전” 주장이 강해진다.
  • 만기별 조달액·LCR 자료에서 은행이 장기 자금을 계속 적극 조달한 사실이 나오면 → “장기 조달 유인 소멸” 해석이 무너진다.
  • 세후·동일 만기·동일 유동성 기준으로 맞췄을 때 국고채 우위가 사라지면 → 격차의 실질적 의미가 약해진다.
  • 은행채 만기별 금리가 실제로 역전돼 있었다면 → 5절의 반박이 국고채에만 한정된다.

9. 한계

ECOS 월평균은 필자가 일별 원자료를 단순평균해 집계한 값이고, 예금금리는 취급액 가중평균이다. 같은 달이라도 가중 방식이 다르다. 상관은 인과가 아니다 — 이 글은 “은행이 장기 예금 금리를 시장만큼 올리지 않았다”는 관측을 제시할 뿐, 그 동기를 입증하지 않는다. 반론자로 쓴 LLM의 출력은 그 자체로 근거가 아니며, 본문의 모든 수치는 ECOS API 또는 명시된 보도로 되짚을 수 있게 적었다.

면책: 이 글은 공개 통계와 보도를 정리한 것으로 투자 자문이나 금융상품 권유가 아니다. 예금·채권의 선택은 개인의 세후 수익, 유동성 필요, 위험 감내도, 예금자보호 한도에 따라 달라지며 그 판단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 인용한 은행 상품 금리는 우대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실제 적용금리가 달라진다.


References

1차·공식

보도(은행연합회·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인용)

  1. 김도년, 「만기 길수록 손해…대출 규제에 장·단기 금리 역전 폭 커진다」, 중앙일보, 2026-08-1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2217  2 3 4

  2. 금보령, 「”짧게 맡기는 게 이득”…정기예금 ‘장·단기 금리 역전’」, 아시아경제, 2026-08-05. https://www.asiae.co.kr/article/2026080509450210261  2

  3. 권재희, 「이례적인 장단기 금리 역전… 예테크 효과 누리려면 만기 짧을수록 유리」, 아시아경제, 2025-12-22. https://www.asiae.co.kr/article/202512221554050772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