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을 ‘설치’할 수 있는가

이 시리즈에서 두 개의 층을 다뤘습니다. Superpowers는 에이전트 하나의 절차 규율, OMC는 여러 에이전트의 편성 레이어였죠. 이번 글은 그 아래를 받치는 공구함입니다.

Claude Code 공식 마켓플레이스에는 140개가 넘는 플러그인이 있습니다. 전부 훑어보면 대부분은 벤더 연동(AWS, DB, SaaS)입니다 — 유용하지만 하네스 엔지니어링과는 결이 다릅니다. 제가 찾은 건 다른 부류였습니다. 에이전트의 행동 자체를 설계·측정·강제하는 도구들. 그 기준으로 걸러낸 8개를 세 계층으로 나눠 소개합니다.

🥇 1계층: 하네스 그 자체를 만드는 도구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재료는 훅(hook), 스킬(skill), 그리고 CLAUDE.md 같은 지시 파일입니다. 이 계층의 도구들은 그 재료를 만들고 관리하는 메타 도구입니다.

1. hookify — 대화에서 규칙을 캐내 훅으로 굳히기

세션을 돌리다 보면 “아, 이건 매번 막아야 하는데” 싶은 순간이 반복됩니다. hookify는 대화 패턴을 분석해 원치 않는 행동을 차단하는 커스텀 훅을 자동 생성합니다. “빌드 전엔 반드시 lint를 돌려라” 같은 잔소리를 사람이 반복하는 대신, 하네스(훅)가 결정론적으로 강제하게 만드는 거죠.

이게 중요한 이유: 메모리나 지시 파일에 적힌 규칙은 모델이 “참고”하지만, 훅은 하네스가 “집행”합니다. 어길 수 있는 규칙과 어길 수 없는 규칙의 차이입니다. hookify는 전자를 후자로 승격시키는 컨베이어입니다.

2. skill-creator — 스킬을 만들고, 고치고, ‘측정’하기

스킬 생성·개선 도구는 흔하지만, skill-creator의 핵심은 성능 측정까지 닫는다는 점입니다. 스킬이 실제로 에이전트의 행동을 개선했는지 평가하는 루프가 있어야, 스킬 라이브러리가 “잘 되길 바라는 문서 더미”가 아니라 검증된 자산이 됩니다.

저처럼 이미 자작 스킬 여러 개(클러스터 다이어그램, JVM 진단, RLM 실행 등)를 운영 중이라면, 그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으로 쓰입니다.

3. claude-md-management — 지시 파일의 품질 관리

CLAUDE.md는 하네스의 헌법입니다. 그런데 헌법도 늙습니다 — 낡은 규칙, 중복, 세션에서 배웠지만 반영 안 된 교훈들. 이 플러그인은 CLAUDE.md 품질 감사 + 세션 학습 내용 캡처 + 프로젝트 메모리 유지를 담당합니다. 글로벌 CLAUDE.md와 파일 기반 메모리 체계를 함께 굴리는 환경이라면 정확히 맞물리는 도구입니다.

4. plugin-dev — 하네스를 제품으로 포장하기

훅·MCP 연동 등 플러그인 개발 전문 스킬 7개를 담은 툴킷입니다. 흩어진 자작 스킬과 훅이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버전 관리되는 정식 플러그인으로 묶는 게 맞습니다. 그 전환을 도와주는 도구로,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제품화” 단계를 담당합니다.

🥈 2계층: 관측 — 보이지 않는 하네스는 개선할 수 없다

OMC 글에서 “위임의 전제는 감시 가능성”이라고 썼습니다. 같은 논리가 하네스 자체에도 적용됩니다. 규율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보여야 개선할 수 있습니다.

5. session-report — 세션의 해부도

세션의 토큰 사용·캐시 효율·서브에이전트·스킬 사용을 탐색 가능한 HTML 리포트로 만들어줍니다. 로컬 단독 동작이라 외부 서비스 의존이 없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 스킬이 토큰을 얼마나 먹는가”, “캐시가 어디서 깨지는가” 같은 하네스 비용 질문에 데이터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6. receipts — 회고용 임팩트 리포트

로컬 트랜스크립트(~/.claude/projects)를 분석해 “클로드가 실제로 뭘 해냈는가” 임팩트 리포트를 생성합니다. 엄밀한 관측 도구라기보다 회고 도구지만, 하네스 투자가 성과로 이어졌는지 돌아보는 데 쓸모가 있습니다.

🥉 3계층: 워크플로 게이트 — 품질을 통과 조건으로

마지막 계층은 개발 워크플로 자체에 검문소를 세우는 도구들입니다.

7. security-guidance — 편집마다 서는 보안 검문소

편집 시 패턴 기반 경고 + Stop 시 LLM 기반 diff 보안 리뷰. 훅으로 강제되는 구조라, “보안 리뷰를 잊지 말자”가 아니라 “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사람의 기억력이 아니라 하네스의 구조에 안전을 맡기는 접근입니다.

8. pr-review-toolkit — 렌즈를 나눠 든 리뷰어들

코멘트 품질, 테스트, 에러 핸들링, 타입 설계 등 서로 다른 렌즈의 전문 리뷰 에이전트 묶음입니다. 리뷰어 하나가 모든 걸 보는 대신 관점을 분리하는 것 — OMC의 Reviewer/Critic/Security-review 편성과 같은 철학을 PR 리뷰에 적용한 형태입니다.

이미 있는 것과 겹치면 안 깐다

선별 과정에서 탈락시킨 것들도 기록해둘 가치가 있습니다. remember(연속 메모리)는 훌륭한 도구지만 제 환경에선 이미 파일 기반 자동 메모리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dash0/langfuse(OpenTelemetry 세션 관측)도 좋지만, 저는 이미 Zeude가 ClickHouse로 텔레메트리를 수집하고 있죠.

이게 하네스 엔지니어링의 마지막 규칙입니다. 도구를 쌓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규율을 세우는 게 목적입니다. 겹치는 도구는 규율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관리 비용만 늘립니다. 140개 중 8개만 남긴 이유이고, 그 8개 중에서도 제 최종 픽은 hookify·skill-creator·claude-md-management 세 개입니다.

정리: 하네스 엔지니어의 장바구니

계층 도구 한 줄 요약
제작 hookify 반복되는 잔소리를 집행 가능한 훅으로
제작 skill-creator 스킬을 만들고 측정까지
제작 claude-md-management 지시 파일(헌법)의 품질 관리
제작 plugin-dev 하네스의 제품화
관측 session-report 세션 해부도 (로컬 단독)
관측 receipts 회고용 임팩트 리포트
게이트 security-guidance 잊을 수 없는 보안 리뷰
게이트 pr-review-toolkit 렌즈를 나눈 PR 리뷰어들

프롬프트 하네스(Superpowers)로 절차를,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OMC)로 편성을, 그리고 이 도구함으로 제작·관측·게이트를 갖추면 — 에이전트 운영은 감(感)의 영역에서 엔지니어링의 영역으로 넘어옵니다.